연방 대법원이 지난 6월 29일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미국 내 입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인 학생들이 우수한 학업 성적에도 불구하고 흑인, 히스패닉 등에게 주어지는 인종 우대 점수에 밀려 진학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일정 정도 사실이라며 입시에서 다소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인종 다양성을 중시하는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의 경우 그동안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았으나 입시 제도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Affirmative Action과 관련해 우수한 한인 학생들의 역차별 논쟁은 아이비리그 입학과 항상 연관돼 불거지곤 했다. SAT 평균만 봐도 한국 학생들이 월등히 높지만 아이비리그는 SAT 만점이 아니면 도전도 못 할 정도로 아시아계에 문이 좁았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다 보니 아시아계 학생들이 들어갈 자리는 상대적으로 더 좁아지고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한인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1996년부터 주법으로 소수인종 우대정책이 금지된 이후 한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졌다.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한국말로 번역하면 ‘재확인 조치’ 정도로 직역될 수 있는 어퍼머티브 액션이라는 말의 어원은 남북전쟁에서 북부 군의 승리가 가져온 노예 해방으로 이제는 노예가 아닌 사람으로서 권리를 갖게 됐으나 실제로 100여년 동안은 미국사회에서 선조들과 같은 노예는 아니라 해도 흑백분리 교육 등 많은 영역에서는 차별을 받아온 현실에서 근거하고 있다. 즉 흑인들에게 100년전에 보장된 권리를 새삼스럽게 ‘재확인’시켜 준다는 취지로 ‘Affirmative’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으로서 보장되어야 권리가 오랫동안 상실되어왔으니 이를 보상해준다는 의미에서 우대를 해도 실제로는 차별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널리 미국 사회에 통용돼 왔다. 그러나 대입 합격자들에게 인종별로 최소한의 비율을 할당해야 한다는 대입에서의 어퍼머티브 액션은 교육열이 뛰어난 한인,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학생들에게는 실제로는 ‘실’이지 ‘득’이 아니다. 결국 흑인과 히스패닉계, 인디언 등 소수 인종 중에서도 일부만을 위한 잔치가 된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해 역차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연방대법원이 불합리성이 있다는 측면을 인지하고 위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어퍼머티브 액션은 전체 소수 인종이 아닌 일부 소수인종만을 우대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고 대입에서 ‘인종’은 더 이상 학생 선발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앞으로는 오로지 개개인 학생들의 실력만이 선발 기준이 된다는 의미이다.
출처: 연합뉴스 박언진 기자 (아틀란타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