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루키컨설팅 입니다.
오늘은 공부나 입시 전략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경험’이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흔히 어렸을 때 경험을 많이 쌓아두라고 하지요.
초등학교나 중학교때 하는 경험은 어차피 입시에 반영되지도 않고,
그 시간에 영어나 수학 공부를 더 하면 나중에 성적에라도 도움이 될텐데
굳이 왜 자꾸 여러 경험을 해야한다고 하는건지 이해가 안 가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어쩌면 학생들 중에서도 공부만 하기에도 너무 벅찬데 왜 미국 입시에는 활동 영역까지 비중이 커서 이렇게 고생을 해야하냐,
어차리 대학교 가면 안 할 활동인데 포트폴리오에 넣으려고 쓰는 시간과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미국 대학에서 단순히 ‘학창시절에 얼마나 바쁘게 살았나’ ‘얼마나 많은 활동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나’를 확인하기 위해
성적, 활동, 에세이, 추천서 등의 여러 요소를 종합한 holistic admission process를 택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활동 요소를 중요시 여기고, 경쟁이 치열한 탑티어 대학교일수록 (성적이 acceptance range 안에 있다는 가정하에) EC 활동을 주의 깊게 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통계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매년 국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2023년 기준 초 / 중 / 고 단위별 아이들이 희망하는 직업 1~3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초등학교
1위: 운동선수
2위: 의사
3위: 교사
중학교
1위: 교사
2위: 의사
3위: 운동선수
고등학교
1위: 교사
2위: 간호사
3위: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
미국 청소년들의 통계도 한 번 보겠습니다.
13-17세 사이 367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dream job’을 묻는 질문에
남자 아이들은 운동선수(12%), 유튜버 (11%), 음악가(6%), 게이머(6%), 의사/간호사(5%) 순으로,
여자 아이들은 의사/간호사(13%), 배우(11%), 음악가(7%), 예술가(7%), 유튜버(6%) 의 순으로 답했습니다.
출처: https://www.statista.com/chart/31014/most-popular-future-jobs-with-united-states-teenagers/
이 순위를 보고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요즘 2-30대의 고민 중 하나가 ‘하고 싶은게 없다’라고들 하지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으니, 그저 적당한 스펙을 만들어 자신이 갈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여 매일 끌려가다시피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매일을 그렇게 일하기에는 우리는 일에 쏟는 시간이 너무 깁니다.
똑같은 예시를 학생들에게 반영해도, 자신이 왜 이 대학교에 가고 싶은지, 이 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보지 않은 채, 단지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성적을 만들고, 스펙을 만들고, 입시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고된 하루하루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왜 하고 싶은게 없을까요?
아이들이 하고 싶은게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해본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모르기 때문인거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이 많아야 세상을 보는 눈도 그만큼 넓어져서 더 디테일한 것도, 더 광범위한 것들도 볼 수 있다는 말인데요.
저는 이 말을 뒤집어
“보는 만큼 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이 순위에 들어가있는 직업들의 공통점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많이 노출된 것에 대해 인식이 생기고, 지식과 사고가 생기고, 감정이 생깁니다.
미디어에서 운동선수나 유투버, 연예인을 많이 보고 경외심을 가진 아이들은 이런 직업을 선망하게 되고,
지금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를 겪으며 의료진들이 영웅화되는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교사를 선택한 아이들도 많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부모님이 의사인 아이들이 의사를 목표로 하는 일도,
부모님이 명문대를 나왔으면 나도 그 정도 학교는 가야겠다 마음 먹는 것도,
미디어에 특정 직업이 많이 노출될수록 특정 직업을 원하는 학생 수가 증가하는 것도
모두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런 것들을 보아왔기 때문이죠.
그 아이의 세상에는 자신이 본 것들로 가득차서, 사고도 꿈도 그 안에서 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어떤 것을 ‘보여주는가’는 더 강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데요.
10대 시절에 하는 경험이 중요한 이유 3가지를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자기 발견과 탐구를 통한 메타인지: 나는 어떤 가능성이 있고, 어떤 한계를 가진 사람인가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가장 큰 차이점이 이 ‘메타인지’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나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학부모님께서 알고 계시죠.
그렇다면 이 ‘메타인지’는 타고나는 것일까요?
물론 타고나는 부분도 있으나, 훈련과 노력으로도 충분히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학습에 있어서 메타인지는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을 관찰하고 평가하여 학습 전략을 조절하고 최적화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메타인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학습을 ‘관찰,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한계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통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이러한 평가를 대신 해주거나, 학생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죠.
그렇기 때문에 공부에 있어서 메타인지는 어느 정도는 외부인의 도움을 받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능력’은 IQ와 같은 지적 능력만이 아닌, 끈기, 열정, 지속성과 같은 ‘공부를 하는 힘’에서 비롯된다고 하지요.
나라는 사람이 어느 정도의 끈기와 인내력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감내할 수 있고, 무엇을 참을 수 없고, 무엇에 강하고, 무엇에 약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등의 나의 정체성에 관련된 부분들을 오직 유의미한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습니다.
입시 준비를 잘 하는 학생들은 입시 과정을 통해서 성적이나 스펙 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능력치가 성장합니다. 귀찮고 하기 싫어도 목표를 위해 해야할 일을 하는 성실성과 책임감, 잠/여가와 같이 본능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절제하는 자기통제력, 자신이 어떤 학교와 전공을 목표로 할 지를 고민하며 향상시키는 자기 인지 능력과 전략 수립/수행 능력까지, 사실 목표 대학을 정하고 이를 위해 정진하는 일은 한 학생을 엄청나게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입시 과정을 ‘성장’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학생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 과정을 해낼 수 있는 학생도 1년에 1~2명이 안 될 정도로 소수입니다.
그렇다면 이걸 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비결은 ‘자기주도적 경험’을 얼마나 많이 해보았는가에 있습니다.
어린 시절 많은 아이들이 다니는 피아노 학원을 생각해볼까요. 이 중 과연 몇 명의 학생들이나 자신이 어떤 부분이 안 되는지를 주도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습을 할까요? 이 나이때 아이들은 10명중 최소 9명은 그저 숙제장에 동그라미 하나를 더 그리기 위해, 포도알의 색깔을 채워넣기 위해 연습을 할 것 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엇이든 배우는 아이들도 있겠죠. 나는 이렇게 단순하게 반복하는 일은 싫어. 또는, 나는 생각없이 반복하는 게 좋아. 나는 이렇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싫었어, 혹은 나는 선생님이 이렇게 해줬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
그리고 그 아이들이 다음에 어떤 경험을 할 때에는 그 전에 했던 생각과 판단들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때로는 자신이 틀렸거나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수도 있겠죠. 이는 그만큼 성장을 했다는 반증이고요.
중학교 정도가 되면 이제는 조금 더 뾰족한 경험을 해야합니다. 누구나 다 하는 피아노, 태권도, 바이올린 같은 것들이 아닌 (이게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자신의 흥미나 재능과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주제와 관련된 활동과 경험을 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견문과 견해가 생기고, 가능성을 발견하고, 감정이 생기고, 이 감정이 그 다음 단계, 또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어줍니다. 또는 나는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나는 이런 부분이 너무 약해서 안되겠네, 내 생각과 다르게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네, 등의 한계점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2. 한계를 아는 것부터가 성장의 시작: 막연한 ‘희망’이 아닌 뚜렷한 ‘목표’를 세우기
Teenage 시기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하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한계점을 발견하는 학생들 또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또 질문하실 수 있겠죠.
그러면 어려서부터 너무 기를 꺾어버리는 것 아닌가요?
차라리 몰랐다면 더 큰 목표를 가질 수 있었지 않을까요?
저의 대답은 ‘한계점’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요소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더라도 7일을 연달아 잠을 자지 않고 일하면 쓰러지게 되는 것 처럼요.
아이들도 다방면으로 살펴보면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한계는 개선 가능성이 보이기도, 어떤 한계는 가망이 없어 보이기도 하구요.
자신의 한계를 빠르게 인지할수록 가능성은 오히려 많아집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오랜 시간 매진하다가 뒤늦게 깨닫고 다른 길을 찾는 것보다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찾는 것을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한계’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바꿀수도 있습니다. ‘가능성’의 영역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이죠.
내가 무엇이 약한지 모르면, 계획을 세울 수 없습니다.
지금 나의 SAT 점수는 1100점인데, 여름방학 3개월 바짝하면 1500을 만들수 있을거야- 하는 것과 비슷한 거죠.
물론, 위의 예시가 100% 불가능하다는 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래서 ‘어떻게’ 1500점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대책과 계획이 없다는 것입니다.
경험을 통해 나의 약점 또는 한계점을 인지하면 내가 이 중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렇게 함으로써 이 부분을 조금 덜 부각시켜야지, 또는 이렇게 해서 이 부분을 키워야지 등의 다짐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때 이를 인지하고 한 단계 더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가까운 결정이나 행동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나의 한계를 아는 것 부터가 성장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3. 동기의 발견: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을 줄 아는 힘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고민인 학생과,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고민인 학생. 둘 중 누가 컨설팅하기가 수월할까요?
당연히 전자입니다.
에세이 컨설팅을 할 때도 처음에는 모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 늘어놓게 합니다. 하고 싶은 얘기를 줄줄이 다 이야기하다 보면 학생 본인도 잊고 있었던 경험들을 끄집어내게 되고, 그러한 스토리들이 에세이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소년 시기의 경험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힘을 길러 줄 뿐만 아니라, 무언가 ‘하고 싶어서 했다’라는 기억을 제공해줍니다.
그 기억이 성공적이라면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을 잘 해냈다’라는 엄청난 성취감과 자존감까지 부여해주고요.
3세 미만의 아이들을 보면 무언가를 시도하는데에 거침이 없습니다. 어떤 물건이 만지고 싶으면 가서 만지고, 올라타고 싶으면 짧은 다리로 어떻게든 올라타려고 끙끙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으로 안되면 슬쩍 어른의 힘을 빌릴 줄도 압니다.
여기서 조금 더 크면 이제 부모님의 말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하면서 무엇을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를 알게되죠. 그래서 점점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해도 되는 것’ 또는 ‘해야하는 것’ 안에서 선택지를 찾기 시작합니다.
어려서 창의력이 높은 아이들은 커가면서 책임감을 배울수록 창의력 지수는 낮아진다고 합니다. 일종의 반비례 관계지요.
책임감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창의력을 희생하면서라도 꼭 배워야하는 덕목이 맞습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커가면서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를 지워버립니다.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내 친구들은 안해서 등등 하지 않을 이유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정말로 시간이 없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하고 싶은 일’은 생각보다 자발적으로 찾아지지 않습니다. 단 몇 시간의 상담만으로 찾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려서 경험을 많이 한 학생들은 그 경험 안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자신감이든 좌절감이든 어떠한 경험에 대한 감정이 있다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좌절을 극복하거나, 다른 길을 찾거나,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하거나, 다른 것에 도전해보거나. 그리고 이 두 번째 경험은 또 다시 그 다음 경험의 밑거름이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자존감입니다.
그 자존감이 있는 아이들은 공부 전략을 짤 때도, 대학교나 전공을 선택할때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원합니다’ 정도만 있어도 그러면 어떤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보완할지, 어떤 전략을 짤지 등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결정할 수 있고, 힘든 순간에도 ‘내가 원하는 것’을 생각하며 그에 맞는 판단과 행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강한 내적 동기(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 등등)를 가진 학생과,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한 학생의 원서는 분명 다릅니다. 당신이 입학사정관이라면 두 학생 중 어떤 학생을 뽑고 싶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원하는 것이 있고(원하는 것이 학교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더 좋겠죠), 이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과 그 목표 이상의 것을 이룰 가능성이 다분해 보이는 학생.
뽑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보고, 더 많은 분야와 직업을 알고 전공/직업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긴 글이지만 단 한 문장만 뽑는다면, “경험하는 만큼 알게 된다”는 진리를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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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루키프렙 컨설팅